아직 남아 있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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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남아있는 꿈 /추영탑
오늘은 또...
창밖이 어슴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은
이 세상에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 너무 “미안하다” 는 말을 꼭 해야만
마음이 개운해질 누군가가 밖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인데
도로 쪽으로 긴 목을 쭉 빼고 피어 있는 일곱 송이만큼 받은 백합의 생,
꽃대로 암송gk는 문장 외엔 벌도 찾기 이른 시간
한 번의 연줄로 이어진 너의 둥근 뿌리에서 파생된 생이 허공을 며칠
떠받치고 서있어도, 나처럼 별반 “이렇게 살았다” 내세울 말이 없어
뵈는 건 너와 나의 눈맞춤이 이제 곧 안녕이 될 거라는 비감 때문인데
7월이 다 되어서야 집 한 채 얻은 거미 한 마리
너의 양식은 누가 배달해 주나,
너도 나처럼 석 달 열흘 굶고 살아도 손 내밀 곳이 없어 뵈는구나
침묵으로 내가 나를 더 끌고 가기 전에 다 버리고
나는 다시 내려왔던 곳으로 생각의 본말을 떠밀어 올라가
아직 남아있는 새벽의 마지막 꿈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꼭해야만 마음이 개운해지는 말 "미안하다"
이 말의 꽃대가 "이렇게 살았다"
아직남아있는 마지막 꿈을 피울 새벽의 전언처럼
읽혀지고 느껴집니다
내리막길의 어슴한 삶의 한켠에 아래층이 보입니다
낮은 곳에서 뿌리로 남아있는 꿈을 기대해 봅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희망도 절망도 없는 어지간히 세상을 살아 본 것처럼
마지막을 향하여 주섬주섬 하루를 챙깁니다.
어제 보았던 그 꽃들이 오늘도 있는지, 봄철 탐스런 꽃이 아닌 콩나물 대가리 같은
여름 황장미가 두 송이 피곤한 듯 피어 있습니다. 나무도 여름의 꽃에게는 보낼
양분이 부족한가 보네요. 가를에도 한 두 송이 피겠지만 역시 장미는
5월 장미 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시 시인님! *^^
정석촌님의 댓글

비워야
비로소 담기는 세월에 담긴 철리를 알듯 모를 듯 .... 하여
저도 엉거주춤 서성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그냥 무작정으로 몸보다 세월이 피곤합니다.
글쓰는 것도 일종의 형벌인 듯
꿈에서도 글쟁이는 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
그냥 피곤하다는 말로 얼버무리고 싶다는 생각... ㅎㅎ 감사합니다. *^^
주손님의 댓글

시를 읽다보면 쓸쓸해 집니다
마지막 새벽꿈이라도 꼭 껴안고
살아 보아야지요 ㅎ
열기의 나날입니다
건안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