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건너간 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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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01회 작성일 19-07-14 09:27본문
나를 건너간 모기
나를 좋아했던 그녀가 결국
내 몸에 봉긋한 무덤하나 사랑의 흔적으로 남겨놓고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갔다
편집광적인 그녀만의 사랑방식을 남기기 위해 그녀는
매일 밤 빛을 쏟아내는 창문으로 면회 왔지만
난 그녀의 사랑을 거부했다
두꺼워지는 어둠을 향해 밤마다 떠나는 그녀의 사랑놀이는 그것이 비록
소멸의 노선이라도 그녀에게는 기도문처럼 경건했다
그녀와 나 사이에 가로놓인 견고한 불화,
우린 언제나 서로 등을 대고 걸었고
내가 꿈의 뿌리를 더듬고 있을 때만 그녀의 입술이 내 몸에 닿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는 그녀의 입술색깔을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나를 건너간 목마른 입술에
잠시 붉은 꽃이 피었다가 지었을 것이라고 상상할 뿐이다
내 몸의 무덤위에서 손톱의 각을 세워야하는 고통도
나를 유지하는 힘이다
내일도 해가 지면 그녀는 자신의 울음소리를 조율하며 위태로운 사랑을
연주해야한다
그녀의 호흡이 박혔던 곳으로 자꾸만 손이 간다.
댓글목록
무명씨님의 댓글
무명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와 진짜 재미있어요. 열십자로 꾹꾹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주 흥미롭군요,
모기로도 이런 근사한 시가 나오는군요,
부럽습니다.
흥미로운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늘 밤 저도 그녀를 기다릴까 합니다.^^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녀의 숨소리가 박힌
무덤에 손이 간다는
점점더 뜨겁다 지면
또 찾아 오겠지요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명씨 시인님, 이장희 시인님, 부엌방 시인님 마음을 얹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