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쿠리가 풍뎅이를 불러 모으던 > 창작시의 향기

 소쿠리가 풍뎅이를 불러 모으던

                                                               동피랑

   장마통이면 정짓간 식은밥에서 곰팡이가 피었다

  애초 얇시리한 털처럼 생겼다가 파르댕댕했다가 나중엔 삶은 씬붕게 알맨치 빨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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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도 먹기 귀한 밥을 곰팡이가 점령해서 아깝다던 이야가

  그것을 소쿠리에 담아 볕 좋은 담부랑에 기대 말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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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콤콤한 내미를 쫓아 날아들던 것들이 있어

  몸 색이 초록 금빛이거나 검은 자주빛이거나 아예 불그죽죽한 날개들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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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러 몇을 잡아 눕히면 미끈한 등어리

  지도 돌고 나도 돌고 하늘도 뱅뱅 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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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나절도 안 지나 식은밥 소쿠린지 풍뎅이 소쿠린지 모를 만큼 붕붕거리고

  눈 아래 통영항엔 마산이며 부산이며 삼천포를 오가는 연락선이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