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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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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7회 작성일 19-07-18 15:58

본문

  한낮의 관절 / 김 재 숙

 

 

너는

창의 입을 벌려 솔질을 한다

장이 서길 기다리듯

쏟아지는 이야기가

접혔던 관절을 풀며

한낮의 기억으로 들어오는데

 

담쟁이덩굴에 붙들린 열두 시

그즈음의 여름날은

시끌벅적한 바람의 길가로

해마다 소리 없는

붉은 해바라기 고개 숙인다

 

성배를 찾던 비밀이 

너의 꿈속에서

아직도 끓는

욕망을 더듬거릴 때

비등점을 놓친 늙은 원탁의 기사는

떠오르는 쪽 태양을 향해

굽은 관절을 치켜든다

 

우두둑.

  

                                       * 우리 사이(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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