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그러다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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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러다 깊게 / 김 재 숙
숲은
무엇을 숨기고 싶었을까?
반쯤 덮인 저 말랑말랑한 죽음
깃털에 바람이 날리고
혼자만의 의식을 마무리하는 동안
조금 천천히 울었을까
그러다
깊게 내뱉었을까
문득 여기저기를 만져 나의 맥을 짚었다
죽지 않아 더 슬펐던 곳
가장 많이 아파 마음이 출현한 곳
홀로 몸부림친 어디 즈음
천천히 깊게 울음이 묻혔을 때
빠져나오지 못한 영혼이 있었나 봐
기억은 몰락의 깊이와 넓이를 모른다네
찾을 수 없는 조문弔問 위해
그저 순순히 입을 틀어막고
후두두
떨구는 애도의 눈빛만
숲에서 못 본건
다 마시고
깃털처럼 날아간 순한 죽음이 아닐까.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숲에 기대면 고향 텃밭의
빛과 같은 숨결과 고요
홀로 외로움 문득 울음 이라는
것이 나를 만질 때
부서질것 같은 연약함과
아련한
터널길이 보입니다
주저 앉아보지만
끝내 하늘을 찾아
구름에 떠가고만 싶은
마음이 보이네요
김재숙 시인님^^
감사합니다
붉은선님의 댓글

무심코 발견한 작은 죽음을 보고 이승의 힘겨움을 놓고 날아간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들러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