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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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4건 조회 475회 작성일 19-07-24 10:22본문
7월의 장미
하늘시
복날 삼계탕 한그릇 먹으러 나간다고
복되게 단장하시는 여든의 어머니
행여, 늙은 장모 쭈글하다고
사위 체면깎는 가시에 찔릴 수 없다며
가마솥같은 안방에 앉아
서랍 깊숙히 아껴 둔 빨간 립스틱을 꺼내신다
쪼글한 입술선에 손가락 물결 일렁이는 바람에
인중 좌우 평행선을 자꾸 뭉개는 손목의 전율에
두루마리 립스틱 고쳐물고 고쳐물고 ....
빨간장미 복스럽게 피고있다
맹목적 저항의 저 손놀림
40도의 열감에도 아랑곳없는 몰입의 경지에서
경계선을 넘지 않으려 열망의 의지 불타고 있다
저수지 질퍽한 황토같이 자근자근 짭짭 다져넣기를 수십번
장미꽃대 올렸다 내렸다 요리조리 손거울 최종 면접 통과 후
마침내 마침내 다 피었다
양귀비도 울고 갈 생생한 도감
빨간장미 도톰하게 향기피운
뻐꾸기 노래하고 푸른치마 차려입은 7월이 아름답다
삼계탕에 깍두기 꽃물 들이고
빨간장미 한송이 국물에 꽃잎 다 떨어져
뜨거운 한 생이 지나간다
댓글목록
andres001님의 댓글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친정 어머니는 제 엄마보다두 10살이나
젊으시네요
그건 그렇구,,
7월의 장미가 된, 어머니
시를 읽고 눈물 한 방울 건조한 내 눈가에도 맺히는 건
그 무슨 까닭인지..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어머니는 건강하신가요
저희 엄마는 이빨 다 빠져서 삼계탕도 국물만 드셔요
깍두기 국물에 말아서 죽드시는 모습에 저도 몇방울
맺혔었는데 .
공감의 댓글 고맙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늙어도 젊어 보이고, 예쁨을 누리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지배하듯 합니다.
모처럼의 외출 정성들인 화장에 마지막 그리는 루즈 칠한 입술이
칠월에 장미를 무색케 합니다
아무튼 그렇지요 인간에 꽃만큼 아름다울 수 없지요
평안을 빕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들어도 꾸미는 여자는 아름답지요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면 더 아름답지요
공감의 마음 고맙습니다 도무지 시인님~^^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미꽃
잎 7월에 피는 장미는
양귀비도 질투합니다
담장 꼭대기 위
붉게 물든 장미꽃은
햇살보다 밝습니다^^
아련하고요
감동입니다 시인님ㅎ ㅎ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귀비 보다 더 아름답게 보이지요
나이가 들수록 그 마음 품을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언제까지 피어있을지..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리지요
고맙습니다 부엌방 시인님~^^
맛살이님의 댓글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양귀비보다 더 예쁜 어머님 모시고
복날 나들이 하시는 효성
예쁜 시에 엄지 척 올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복날에 있었던 일기같은 이야기죠
평이한 글에 엄지척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맛살이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연세가 있으시다고 어찌 한시도 여인임을
잊을 수 있으리요.
제 생각엔 사위 체면 문제는 일종의 방어용이요,
사실은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에 잠시 젖어보고
싶으셨던 게 아니셨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하늘시 시인님의 어머님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장미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ㅎㅎ *^^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럴수도 있겠네요 ㅎㅎ
딸들하고 갈때나 평소에는 이런 일 없으셔서
진짜 황당하기도 했습죠
글로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긴 하나 복날 어머니 입술 때문에
웃음 참느라 혼났거든요 애잔하고 귀엽기도 하고요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셔서 감사드려요
추영탑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존재입니다
어머니의 꽃단장
강하던 모습이 조금씩 무너져갈 때 문득
작아진 어께에 가슴 시렸던 날들
시를 읽다보니 물밀듯이 다가오네요
이젠 불러도 대답없는 시간들입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하게 지내십시오
잔잔한 울림을 주는 시 잘 읽었습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하게..
이 말씀이 잔잔한 울림을 주는 댓글에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렇게 생의남은 시간 보낼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귀한 발걸음에 미소 드립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시님
반갑고 반가운 우리 시인님!
마음은 청춘이요 세월의 선물은
허무를 안겨 주었지만 여자이기엔 틀림 없다오
장미의 향기를 저버리지 않으시는 모친께
박수를 드립니다
여자는 어디까지나 여자답게 가꾸시기를
공감으로 머물다 가옵니다
한표 쿡 입니다 감사 합니다
하늘시 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자는 어디까지나 여자답게..
어머니도 본질의 여자임에 틀림없지요
어머니께 립스틱 자주 사드려야 겠습니다
항상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은영숙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