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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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의 집
쓸면 늘 말소리가 쏟아지던 마당
분주한 발자욱들이 대문을 여닫던
고향을 팔고
아버지가 산 건 물위의 집이였다
창마다 색이 다른 하늘이 걸려 있었다
우물도 장독대도 없는
대추나무 한 그루 세울 수 없는 거실에 앉아
있으면
종일 바람에 일렁이는 물결소리가 꼭
누군가 다가와 문을 여는 소리 같았다
자주 현관문 손잡이는 물빛이 되곤 했다
한번씩 창이 흔들릴때 마다
소복하던 소식들이 물결에 떠밀려 지워지고
두런두런 목소리를 덮고 흘러가는
투명한 물소리
밤이면 물 위 가득 뽀얗게 탈색된
발자욱들이 달빛에 실려 떠다녔다
베란다 한 켠
등대 불빛 같은 붉은 불빛 한 점 물고
수면 위 흔들리는 물의 뿌리를
오래 바라보시곤 하셨다
댓글목록
베르체1님의 댓글

서정과 시적 은유가 멋집니다.
자주 뵙기를 청합니다.
종이비누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 드립니다..ㅎㅎ
글이 잘 안써집니다...요즘..ㅎ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

신선하고 선명한 이미지들이 참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종이비누님의 댓글

고맙습니다......자운영님 글들도 잘 읽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아! 정말 대단합니다.
무슨 다른 말이 필요 없네요. 특히
홀로 한 행을 할애 하신
'투명한 물소리'
이 행과 연은
정말 대단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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