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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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에게
기원에 사는 사람들은
흑백으로 늙어간다
검거나 하얀 돌로 답을 구하고 있다
집의 형태가 다른 것처럼
바둑알의 생김새도 모두 다를 것이다
깨진 알도 있을 것이다
바둑알이 아닌 것이 바둑알인 척
섞여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검거나 하얗게 놓여지는 세계 속에서
앉아있는 불청객
시선을 들키지 않는
투박한 생선의 눈알처럼
박제된 것 같다
사람이 죽어서 별이 된다면
별자리가 아닌 별의 이름이
궁금해 질텐데
사람들은 흑백으로 죽어간다
검거나 하얀 돌로 답을 구하고 있다
세계에 놓여진 모든 것들이
점 하나에 불과하다
그런 시대속에서
수를 두기 직전까지
돌을 매만지는 습관처럼
형태보다 촉감이고 싶지
너에게 나는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정말 대단한 시 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바둑에 대한 시로 누군가 뽑혀서 자세히 읽어 본 기억이 납니다.
그게 당선 작이 아니라 아마 동봉한 작품 이었을 것입니다.
그 작품 보다 훨씬 좋습니다. 아니 수작급입니다.
또한 정말 아름다운 시입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녹록하지 않는 흑백에 가로 놓인
오랫만에 맞닥뜨린 창동교 시인님에 빠져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