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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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동피랑
물속에 칼이 있다
먼바다엔 갈치라 부르는 사람 길이만한 장검들이 솟구치기도 한다지만
오뉴월 연안에는 수만 자루 단검이 떼 지어 다니는 무림이 있다
제 크기를 아는 듯 깊이 박히지 않고 수면 가까이 은빛 칼날을 반짝인다
불시에 상괭이 아가리가 삼켜버리거나
쌍끌이 어선 그물이 왕창 수거할지도 모르는데
누가 말 한마디 외치지 않았건만
일제히 같은 길을 가는 예리가 있다
한날 못처럼 휘어져 죽을지라도 살아내려는 일념으로 뭉친 민중이 있다
이것을 넣은 국은 나를 항상 비수로 찌른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참 멋진 시 읽었습니다. 사유의 확장력이 뛰어 납니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수퍼스톰님, 응원하는 말씀 고맙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오늘은 참 시를 잘 빚으시는 시인님들을 뵙게되네요.
놀랍습니다, 저는 그냥 멸치로만 보이는데...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동피랑 시인님.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마음 고우신 분께 즐거운 일이 생기면 주변 분들까지 환해지지요.
이장희 시인님 건강한 여름 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