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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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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88회 작성일 19-07-27 22:23

본문



정읍에 떠 오르는 수많은 달마다 

가고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검은 고개마다 입을 닫았다. 가시에 찢긴 사람들이 도라지꽃이 되었다. 모가지들이 떠돌아다니다 물동이 안에 금빛으로 고여 들었다.


검은 혀를 가진 전어들이 달빛 속에서 익사하고 있었다. 두 발과 무수히 돋은 비늘로 기도하고 있었다. 정읍에 떠 오르는 달마다 가을밤이 지나가는 길이었다. 썰물같은 달빛의 소리 속에서 나는 그대 맨발을 씻어 주었다. 조갑지 대신 산호 대신 쏟아지는 비 대신 황무지에서 참죽나무가 자라났다. 


정읍에 가고 싶었다. 정읍의 달빛 속에서 떠나 보내고픈 것이 있었다.  참을 수 없는 내 치통 속에서 달빛의 투명한 폭음이 들려 왔다. 사지가 찢긴 그대가 있었다. 정읍의 수많은 하늘이 어둠 속에 드러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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