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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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은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7회 작성일 19-07-30 11:20본문
어릴 적, 살던 동네에 있던
작은 개울
흘러가는 물 옆에서
정복자가 되어 뛰어놀던 친구들
시골 교회 건너편에 있던 복실이의 귀여운 발
수줍은 마음에 말 한 번 건네보지 못했던 떨림까지
나는 보를 설치해
아주 잠깐이라도
잡아두려고 했었다
소중한 것들은 잡아두어야 한다고
하나 둘 모았던 한정판 장난감 마냥
나는 그 모든 순간들을 잡아두려고 했었다
그 모든 것들에게 쏟은 시간이
어느 공식처럼 나를 찌르기 시작할 때,
나는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다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은
아무리 아름다운 꽃잎이라고 해도
저 멀리 흘러갈 뿐이라는 것
그리고 진정 몇몇의 순간들만이
나의 깊은 곳으로
침잠(沈潛)되어
곁에 남는다는 것
모든 것들에 대하여
흘러가는 강물처럼 여겨야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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