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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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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5회 작성일 19-07-31 11:34

본문




어제의 소용


 

석촌  정금용





 

팔팔 끓어올랐던 

하루 사이에 쉬어빠진 어제 속에 아무도 수저를 담그지 않았다

끓어넘치는 열대야에 쉰내에 이골난 어둠 속에 차갑게 식은 어제 끓인 죽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오늘은 오늘대로 

식을 줄 모르는 새로 끓인 죽이 펄펄 넘쳐나 시선을 사로잡았다

관심 밖으로 밀려 감칠맛을 놓친 어제 것은 말라붙었다

흔적 없이 버려질 터


매일매일이 그렇다

뜨거웠는지 그럭저럭 견딜만했는지조차 희미해져 퇴물이 되어가는

소용없어 다시는 꺼내 쓸모없는


구석진 자리에 

흔적의 구닥다리로 처박히는 멀쩡한 헌 것 

그냥 버리기는 

참, 아까운 어제가 서슴없이 버려졌다


무척이나 아쉽다

그 소용없음이


죽만 생각하느라

담아야 할 그릇이었음을 놓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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