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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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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0회 작성일 19-08-02 11:16

본문




흰 구름 


석촌  정금용





새털이 먹장으로 변했다 


켜켜에 감춘 흉악을 접어 가린 시리게 바뀐 허공에서 

시대가 부른 무역풍을 타고 막무가내 진화 덜된 파렴치로

간절할밖에 없는 침묵에 깊이를 

재고 있는


임진년 왜구들이 저질러

빼앗으러 떴던 야수의 눈빛을 아직도 지우지 않았다  


휼계의 송곳니와

감췄던 붉은 혓바닥도 어김없이 드러내는

즉물적 뉘앙스


세슘이 범벅된  

천형의 터에서 비롯한 비우지 못한 검은 속셈

원폭에 무릅썼던 망연을 


돌이켜보지 못하는 

휘두른 칼에 선연하게 밴 핏빛 기록을 예사로 여기는 

오랜 습성에 갇혀 있다


열도에 치뜬 편협을 벗어나


허공에 담겨 유유하는 장마 끝

구름을 보거라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흰 구름 보다가


해풍에 밀려 네 길 찾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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