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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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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7회 작성일 19-08-06 02:35

본문

내가 떨어졌다
무언가를 시험하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다

지난밤의 자유낙하로 머리가 울렸다 잠이 달아나서
꿈에서 깨어났다 수천번의 꿈속에 수천명의 내가
있었고, 나는 단 하나의 나이기 위해 수천의 나를
희생할 수 밖에 없었음을 회고한다 눈을 뜨면 내가
눈을 뜬 채 나를 보고 있었고, 눈을 감으면 검게 물들어
도로변, 아스팔트가 되어버린 내가 짙게 깔려있었기에
나를 짓밟고 지나가는 자동차 위로는 빗방울이
흩어졌다 내가 축축했다 바닥은 온통 물, 중력이
모든 것을 끌어당겼다 몸뚱이, 물, 발자국 심지어는
정신조차 바닥에 옮겨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어머니는 지박령이 되어버린 나를 놓을 줄을 몰랐다
아쉽게도 어머니의 곁에는 또다른 어머니의 아들이
존재해서, 나를 보고 울지는 않으셨다 단순히 나를
붙잡고 계셨다 내가 붙잡고 있었던가?
가이없는 나의 조각들이 발자국을 질질 끌었다,
어머니의 걸음은 언제나 나의 것보다 느렸다
점점 땅바닥속으로 사라지셨다
나는 점점 자라나고, 하늘위를 향하려
이 땅의 뿌리를 뽑으려 하는데도
어머니는 끊임없이 파내려, 박동조차 대지속에
파묻히셨다

수천의 내가 오늘도 낙하했다
정신뿐인 박동들이 옥상위에서 흩날리기 시작했다
습관적 자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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