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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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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6회 작성일 19-08-08 00:50

본문



잃어버린 사계/창문바람


눈 녹은 자리는 꽃들이 채웠다

꽃이 피어 아, 봄이구나

바람이 따뜻하여 

"아, 봄이구나"


그저 그것뿐

네가 없는 봄은

그저 꽃이 피어 봄이고

그저 바람이 따뜻하여 봄이다


그 자리, 꽃들이 무성해졌다

어느덧 햇빛을 견딜 수 없음에 

"이제 여름이구나"

그저 햇빛이 따가워졌기에 여름이다


무성한 꽃들이 허리를 숙였다

나뭇잎들의 색깔은 와닿지 않는다

그저 하늘이 아득해지고 선선하여 

"아, 가을이구나."


꽃이 진 자리는 하얀 눈이 채웠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들리는

뽀득 뽀득 눈 부서지는 소리에 

"또, 겨울이구나."


꽃의 향과 이름을 물었던 네가 없다

햇살을 함께 맞아줬던 네가 없다

낙엽길을 같이 걸어줬던 네가 없다

첫눈에 좋다며 펄펄뛰던 네가 없다


나 혼자 맞이하는 계절의 시작이 어색하다

너 없이 계절을 보내주는 것이 쉽지않다

마치 사계절을 잃어버린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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