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피리 소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09회 작성일 19-08-08 06:52본문
옥피리 소리
석촌 정금용
담장을 넘어온
까무잡잡한 뜨내기 숨죽여 본
그는 벌레가 아니라 가냘픈 악공
환절 통을 몸소 겪다 불현듯 옥을 깎아
오선 안으로 당겨와
층층다리 난간에서 율을 골라
마당 가를 비웠더니 인사치레하는지 나지막한 톤으로
기척을 하는 품이 당당한 옥골이었다
못 알아볼뻔한
왜소한 차림은 여전했지만 음색은 더욱 청아해져
볼품을 턱없이 능가한 창밖 섬돌 밑 공연을 즐겨 멈추려 않는
고약한 버릇도 여전했다
우정 찾아온 초가을
길손 반갑다 못해 맨발로 나가니 주춤주춤
물러앉아 부르는
옥피리 소리가
지쳐 늘어진 늦여름 새벽어둠 멀리
재미에 취해 숨어 듣다 떨어진 별빛 애처로움이
이슬로 변해 토란잎 지나
옥잠화 줄기로 미끄러 떨어져 굴렀다
바랜 초록을 흔들어
나른한 달팽이관을 닦아세웠다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옥피리 향연이 침묵하는 가을을 자극하고 있네요
흔들려 일어난 초록이 춤을 춥니다
여름이 한 걸음 더 물러가는게 아쉬워
매미 목청 터지게 울어 시끄러워 닫았던 귀를
옥피리 소리에 다시 열어 저도 달팽이관을 닦고 있네요
가을소리 ... 고맙습니다 석촌시인님~^^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초목도 시들시들, 사람들도 시들시들
가을 언덕에서 부르는 옥피리 소리가 묘약일 듯 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옥피리의 음률이 정녕 가을을 이끌고 오나 봅니다
입추가 다가왔네요, 어쩔 수 없이,,,
감사합니다 시인님!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대야가 독차지한 침묵을 뚫고
어둠에 올라앉아 부르는 옥피리 소리가 청아하게 파고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