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애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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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 / 주 손
억겁의 풍화에 하이얀 해변
반짝이는 산호색 모래위로
희디흰 물보라 밀려오는 포말들
멀리 이어지는 수평선
행선지를 알 수 없는 배
꿈처럼 미끄러져 간다
우우우~ 어시장
경매 부치는 소리
반나절 입항한 등푸른 생선들
차곡차곡 쌓인 상자들은
다음 목적지를 향해 떠나고
긴 포물선을 그리는 갈매기
잠시 닫히는 바다
얼기설기한 잔 솔밭길
한 두어발 걸어가면
다시 열리는 바다
까만 목책과 목책사이
갑자기 뛰어 내리는 바닷길
바위끝에 달린 작은 횟집
늙은 노파의 미소가 살갑다
자근자근 썰어주는 갓 잡은 오징어
품었던 먹물 뿜어 나도
한 때 문인文人이었음을
점잖게 입증한다
*남애항;강원도 양양에 있는 작은 포구
댓글목록
러닝님의 댓글

남애항의 투명한 바다가 눈 앞에 얼른거리는군요
오징어와 할매가 정겨움을 더해주는 작은 항구의 모습이
배 저어 가게끔 책동질합니다
더우신데 어떻게 지내시나요~~
감사합니다 주손시인님~~^^
주손님의 댓글의 댓글

언젠가 다녀온 동해의 작은 포구 남애항에
가는 여름이 아쉬워 더듬거리며 찾아가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해운대를 지나는 여름이 아쉽죠 러닝님!^^*
부엌방님의 댓글

여름 뿌리가 덜렁거리고
바다로 빠져나갑니다
먹물을 뿜어 내시는 마음에
저도
한껏 가을을 잡아 봅니다
주손 시인님
즐건 오후 되셔요
남애항 속이 비칩니다
감사합니다
주손님의 댓글의 댓글

문어도 오징어도 다 문인의 반열에
올려야 되지 않을까요?ㅎㅎ
꼴뚜기는 좀 그렇죠 ㅎㅎ
감사합니다 부엌방님!
김태운님의 댓글

문어의 붓질도 문인이지만 오징어도 역시 같은 뿌리인 듯,
한치는 좀 약한가요?
요즘 제주 밤바다에서 시를 쓰느라 한창이라는데, ㅎㅎ
감사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본격적인 오징어 잡이 철이죠
열기처럼 밝힌 등불에 제주 밤바다가 대낮이겠습니다 ㅎ
좋은 시 열기낚시처럼 후두둑 하시길요 ㅎ
감사합니다 백록님!
하늘시님의 댓글

오징어 먹물에 문인의 문체가 예사롭지 않은
남애항의 해변에서
잔솔밭길과 이어진 수평선의 장관이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바위끝에 달린 횟집에서 야들야들 갓 잡은
오징어 회 한사리 하고 싶네요~^^
주손님의 댓글의 댓글

작은 포구인데도 산책길이 제법 길답니다 ㅎ
조그만 어시장도 정겹구요 ㅎ
감사합니다! 시인님!
힐링님의 댓글

한 때는 문인 오징어의 먹물의 표현이
찾아내는 그 발품의 노력의 흔적이 너무나 뛰어납니다.
방안에서 동해 항구의 풍경과 함께 휴식을 취하게 하는
그 힘에 놀랐습니다.
주손 시인님!
주손님의 댓글

역시 우리나라의 청정지역은 동해안인것 같습니다
잘 보존 되어야 겠죠
감사합니다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