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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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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85회 작성일 19-08-13 08:33

본문




    



      메꽃






눈을 가늘게 뜨고 아름다움이란

손님이야 누군가 말했다

그래 정말 멀리서 오는 건 구름이지

구름 같은 말이지


어지럽게 밟고 간 발자국 밑

어느 날 푸른 싹 돋아 한 송이 꽃

찾아오듯


나팔꽃이네 손을 흔드는데

메꽃이야

천천히 깊숙이 스미는


누구였을까 알듯도 한


염천을 견디다 못한 다른 누군가

제 머리를 뽑아

끓고 있던 아스팔트 한 복판 던졌을까


한 순간 도시 창 모두 열리고

달고도 시원한 누군가의 열애 끝에

붉은 코를 적셨을까


눈물은 끓지 않아도 살이 데이도록 뜨겁고

천천히 깊숙이 스미는 것들은 모두 불붙은

심지를 물고 온다


오래 돌아보았는데

메꽃이란다 나팔꽃이 아니란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종이비누님의 시를 읽노라면, 왠지 장석남 시인의 감성이
떠오릅니다. 현 시인들 중에 몇 안 되는 짧은 호흡과 길이로
긴 여운을 던져주는 시인이라 생각합니다.
님의 시를 읽을 때마다 몇 안 되는 조용함 속의 열정이랄까,
뭐 그러한 신선함과 순수시에 다가가려는 묵직한 발걸음 같은 게
보여서 흐뭇하고 하나의 동질감도 느껴집니다.
쭈욱 건강히 나아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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