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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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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성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2회 작성일 19-08-19 23:31

본문

당신이 자주 가던 그 카페에 간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당신이 그곳에 앉아 바닐라 라떼를 마시며 그림을 그리고 있진 않을까. 그 기대감을 끌어안고서. 

하지만 그곳에 당신은 없고 나는 그 사랑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나는 무의미한 기대를 하며 기다린다.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며 시린 바닐라 라떼 한 모금을 마신다.


당신이 말한 대로 해질녘 풍경이 아름답다. 순간 뿐인 아름다움. 

주인은 친절히 인사를 건네고 나는 그것을 소중히 받는다. 쇼팽의 녹턴이 잔잔한 바다처럼 흐른다. 

출입문을 바라 본다. 창문 너머를 바라 본다. 당신은 나타나지 않는다. 

당신이 없는 풍경을 나의 육체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장소는 눈물을 흘릴 수 없다. 시간은 모르는 사람처럼 나를 스쳐간다. 

나의 몸은 이곳에 새주소를 새긴다. 

시린 바닐라 라떼를 모두 마시고 당신이 들어오지 않는 출입문으로 간다.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기억을 걷는 사람처럼. 


당신의 발자국을 모으며, 걷는다.


돌아오는 길엔 노을이 영원처럼 번졌다. 울어도 괜찮을 날씨였다.


침묵하는 말만 가득한 그곳에서,

물결치는 풍경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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