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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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03회 작성일 19-08-24 08:54본문
Nose Hill Park, Calgary
어느 날, 오후에 / 安熙善
푸른 하늘,
부드러운 바람,
환한 햇빛에 수줍은 대지
먼 지평선에서 한가로이 거니는 구름
소리 없이 열리는 가슴에
미소짓는 내 어린 시절의 꿈
교차(交叉)하는 추억 사이로,
희망이 만들었던 신호들이 정겹다
이유도 없이 편해지는 마음,
이렇게 근심어린 삶 속에서도
투명한 햇살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새
길게 낙하하는 시간
홀로 길 한가운데 멈추어,
조용히 빛나는 오후에 잠긴다
주위엔 아무도 없다,
모두 나를 앞질러 달려갔기에
그래도 외롭지 않은,
이상한 오후
하늘의 절반이 흐려져도
곧 다시 개일 것 같은,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럴 때가 있지요
그냥 풍경 어딘가 묻어 있을 뿐인데
흰구름처럼 떠다니며 평온해지는 시간
어릴적 꿈처럼 마냥 가벼운 머리 속은
설레임으로만 가득찬
하늘의 절반이 가득차도
곧 다시 개일 것 같은..
가을햇살처럼 투명한 시 잘 읽었습니다
안희선 시인님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andres001님의 댓글의 댓글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우즈 힐 파크..
그냥 들판만 있는, 정말 볼 거 하나 없는 공원인데
그곳에 갈 때마다
왠지 마음이 평안해지더군요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리알 같네요
왠지 슬퍼지는 캘거리의 잠못이루는 밤
andres001님의 댓글의 댓글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2000년 6월에
캘거리 공항에 짐짝처럼 떨어지던 날도 생각납니다
IMF 때 은행에서 실직한 후
3년 동안 재취업도 안 되고
그저 모든 게 막막하기만 해서
체면 그딴 거.. 샷 더 마우스 Shut The Mouth 하고
막일이라도 해보잔 심정으로
낯선 이국의 땅에 짐짝처럼 떨어지던 날도
새삼.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