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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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비가(悲歌)
- 비수
염천이 싹 걷혀버린 처서의 빈자리로 축축한 장마가 느닷없이 끼어들었다
머잖아 백로가 희끗거리면 이윽고 떠들썩한 추석이 어김없이 찾아들겠지
마을의 길목마다 울긋불긋한 화색들이 보란 듯 들락거리겠지
들뜬 그 와중의 어느 구석엔 그날따라 더욱 어두워진 그림자 슬그머니 드리우겠지
그날따라 몸피를 더 부풀린 땅거미 품으로 얼씬거리겠지
누군가를 손꼽아 기다리다 마지못해 움켜쥔 빈주먹의 지팡이
공수래공수거, 그 굴신의 곡조로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백로의 귀경길이 정겹네요
마을의 골목길은 울긋불긋 백로의 귀로로
떠들썩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세밀한 묘사의
깊이로 들어갑니다.
9월,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