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칠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2회 작성일 19-09-05 13:12

본문




내 집은 등나무 넝쿨에 덮여 있었다. 등나무 넝쿨이 호흡함에 따라 집은 안으로부터 들썩들썩거렸다. 


손톱 밑에 꽂아 넣은 바늘처럼 등뼈가 지나가는 벽에는, 가난한 창틀이 파도가 되어가고 있었다. 


푸른 비린내의 장막에 갇혀서 어제의 아침보다 오늘의 한낮이 먼저 찾아오는 일이 잦았다. 


그 아이가 문을 열면, 파도가 눈 안 가득 차오르도록 뻐꾹새소리 그 다음으로 정적이 밀려들어왔다. 


그 아이 숨소리가 조용한 수국 꽃잎을 다물었다. 그늘로 추락하는 수정이 은근한 빛을 내뿜었다.


사랑니가 비췻빛이었던 그 아이가 모습을 감춘 것도 그 집에서였다. 나의 희미한 그늘은 늘 맨발이었다. 소꿉놀이 하듯 멧새가 찾아들었고, 깃털이 알록달록한 우물 안에 뛰어든 구름이 익사하고 있었다.


지붕에 빈 거미줄만이 흔들리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투명해지는 정적. 내 집 마루에는 빈 항아리만 가득했다. 거울 대신 밤마다 차 오르는 보름달을 자궁 안에 닦으며, 집은 제 숨소리 안에 칠월을 흘려 넣는 것이었다.  


켜지지 않는 전등. 목젖까지 올라 오는 빛의 부재를 작게나마 빈 책상까지 몰아가며 나는 시를 썼다. 밤이 오지 않는 작은 놀이를, 어쩌면 숨막히는 비문(非文)들 사이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 아이 발자국이 계속 가다가 멎어 있는 그 지점. 외로운 청보리알 한 톨이 멧새 시체와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다.


여름비가 내릴라치면 집은 거대한 푸른 호흡이 되어, 내 작은 폐에는 쉬이 숨을 거두지 않는 호롱불 하나가 있었다.  

  

 



 

댓글목록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감마님한테 걸리면 멍석말이에 쫒겨 날지도 모를 리스크를 감수하고 머슴이 종일 장작 팰 생각은 하지 않고 칠월을 지웠다,
그렸다, 펼쳤다, 흘렸다, 칠월에 갖혀 딩굴딩굴 하고 있습니다

Total 34,741건 269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5981
삭발 댓글+ 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09-18
15980
슬픈 가을 댓글+ 10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9-18
1597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09-18
15978
단순한 그녀 댓글+ 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9-18
15977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9-18
15976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9-18
15975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9-18
15974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9-18
15973
파리 댓글+ 1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9-18
15972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9-18
15971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9-18
15970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09-18
15969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9-17
15968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9-17
15967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9-17
15966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17
15965
따라비오름 댓글+ 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9-17
1596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9-17
15963
사랑이란 댓글+ 1
교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9-17
1596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9-17
15961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9-17
15960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9-17
15959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9-17
1595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9-17
15957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9-17
15956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9-17
15955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09-17
15954
어느 엄포 댓글+ 1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9-17
1595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9-17
15952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9-17
15951
무제-무명씨 댓글+ 1
무명천가라사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9-17
15950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9-17
15949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9-16
15948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9-16
15947
지구 돌리기 댓글+ 2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9-16
15946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9-16
15945
가을 풍경 댓글+ 12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09-16
15944
댓글+ 10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9-16
15943 교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09-16
15942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 09-16
15941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9-16
15940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9-16
15939
가을夜 댓글+ 8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9-16
15938
거울 속 골목 댓글+ 10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16
15937
달맞이꽃 댓글+ 12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9-16
15936
달관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9-16
15935
수상한 이벤트 댓글+ 13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16
1593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09-16
15933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09-16
15932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9-16
1593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9-16
15930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9-15
15929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9-15
15928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9-15
15927 김영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9-15
15926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9-15
1592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9-15
15924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9-15
15923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9-15
1592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9-15
15921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9-15
15920
뽕나무 영혼 댓글+ 2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9-15
15919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9-15
1591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9-15
15917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9-14
15916
바둑 댓글+ 2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14
15915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9-14
15914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9-14
15913
층간소음 댓글+ 1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9-14
15912
9월에 5 댓글+ 1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9-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