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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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서
가을에 오는 비가 바지자락을 잡고 매달린다
너를 놓기로 작정하고 돌아섰건만
네 심장을 관통하는 빗줄기가 보이고
네 눈빛을 닮은 빗물이 발자국에 모여
눈물 그렁하게 올려다 본다
내 발길을 묶는 것은 무엇인가
뭉글한 검은 연기속에 감춰진 것
아름다운 눈과 초라한 입술 중
너의 실체는 어디에 있는걸까
"사람은 변할 수 없다"는 斷定이 나를 아프게 한다
너를 영원히 내 곁에 둘 수 없다는 뜻이니까
태풍으로 변질 될 수 밖에 없는 바람의 체념
검은 연기 뭉글한 삶의 늪에서 벗어나기를 거부하는
너의 완고한 입술,
한때나마 환하게 웃던 입술은 굳게 다물어져 있다
네게 날렸던 직관의 말들이
네 심장을 관통한 후 부메랑이 되어 날아오고 있다
너를 놓아야 하겠지
나는 인생의 길을 아니까
나는 "信賴"의 삶을 원하니까
염려와 그리움이 비수가 되어 쏟아진다
너와 내가 알몸으로 차가운 비를 맞고 있다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좋네요
우산도 쓰지않은 알몸의 장대비가
이별을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