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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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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krm33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2회 작성일 19-09-06 17:53

본문

갈림길에서


가을에 오는 비가 바지자락을 잡고 매달린다


너를 놓기로 작정하고 돌아섰건만

네 심장을 관통하는 빗줄기가 보이고

네 눈빛을 닮은 빗물이 발자국에 모여

눈물 그렁하게 올려다 본다


내 발길을 묶는 것은 무엇인가

뭉글한 검은 연기속에 감춰진 것

아름다운 눈과 초라한 입술 중

너의 실체는 어디에 있는걸까


"사람은 변할 수 없다"는 斷定이 나를 아프게 한다

너를 영원히 내 곁에 둘 수 없다는 뜻이니까


태풍으로 변질 될 수 밖에 없는 바람의 체념

검은 연기 뭉글한 삶의 늪에서 벗어나기를 거부하는

너의 완고한 입술,

한때나마 환하게 웃던 입술은 굳게 다물어져 있다


네게 날렸던 직관의 말들이

네 심장을 관통한 후 부메랑이 되어 날아오고 있다


너를 놓아야 하겠지

나는 인생의 길을 아니까

나는 "信賴"의 삶을 원하니까


염려와 그리움이 비수가 되어 쏟아진다


너와 내가 알몸으로 차가운 비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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