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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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를 보았다
석촌 정금용
예측을 뚫은
무모함까지 더해
당할 때마다 늘 그 고요 속에 파묻혀
맹금의 야수로 다가와
드센 톱니로 날카로운 쾌속으로
갈기 세워 덤빌 때까지 초조에 빠져
창호에 붙인 가위표로 거절한 마을마다 골목마다
놀라 휘청거린 허공이 기괴한 울음을 터뜨릴 때마다
어둠 속
닫힌 창에 붙어 들어서려 미끄러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빗발과 마주쳐긴장할 밖인 나는 그냥
방안에 처박혀
외눈박이 치뜬 그악이 그치기를 기다렸고
퍼붓는 폭풍우에
맞선 풀포기는 땅바닥에 엎디어 상대했다
안간힘 쓴 흩어져 고개 돌린 꽃줄기와
찢겨 못 알아볼뻔한 잎사귀
뒤집혀 얼빠진 뿌리
할퀸 생채기만, 눈멀어 멀어져 간
야수가 그토록 꺼려 했던
무풍 속에 담겨있다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날카로운 지적 사유가 좋네요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다음 날 아침에 본
널브러진 참상은 바람 한 점 없는 무풍 가운데 담겨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