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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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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3회 작성일 19-09-18 07:36

본문



 

파리


석촌  정금용





고향을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고등어 뱃속을 제집인 양 드나드는

 

지칠 줄 모르는

그냥 둘 수 없다는 듯  손사래 젓는 틈을 거뜬히

파고들어 하나같이 하나가 되어


어물전에는 으레

잔치마당엔 주인도 앉기 전에 냉큼   

손사래를 바람으로 여겨  보는 둥 마는 둥 자리 없이 합석해

어물과 육류를 때 없이 즐기는 여름날에 

불청객은 

어떻게 알았는지 늘 혼자가 아니었다


하얗게 막아서는 

빗살 무늬 문 창호지에 무수한 흔적을 남겨 

흥망을 가늠할 끈끈이에 엉겨 붙어 싹싹 빌어

마지않다

날개로 마지막 승부를 걸었던 


저지르기 전 공중을 돌다

어느 결에 덤벼들었던 어눌한 듯 약삭빠른

그들은 지금 어느 곳을 배회할까


그 넘쳐났던 검은 떼거리 

어디로 가 무엇으로 탐식을 

마다하지 않을까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의 본능은 누가 초대를 하지 않아도
때로는 알아서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어물전에 파리도 그러한 맥락으로 하루를 연명하는 모릅니다.
인간에 삶도 어쩌면 비슷한 궤도를 밟아오며 오늘에 이르렀지 싶습니다.
깊은 시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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