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97회 작성일 19-09-18 07:36본문
파리
석촌 정금용
고향을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고등어 뱃속을 제집인 양 드나드는
지칠 줄 모르는
그냥 둘 수 없다는 듯 손사래 젓는 틈을 거뜬히
파고들어 하나같이 하나가 되어
어물전에는 으레
잔치마당엔 주인도 앉기 전에 냉큼
손사래를 바람으로 여겨 보는 둥 마는 둥 자리 없이 합석해
어물과 육류를 때 없이 즐기는 여름날에
불청객은
어떻게 알았는지 늘 혼자가 아니었다
하얗게 막아서는
빗살 무늬 문 창호지에 무수한 흔적을 남겨
흥망을 가늠할 끈끈이에 엉겨 붙어 싹싹 빌어
마지않다
날개로 마지막 승부를 걸었던
저지르기 전 공중을 돌다
어느 결에 덤벼들었던 어눌한 듯 약삭빠른
그들은 지금 어느 곳을 배회할까
그 넘쳐났던 검은 떼거리
어디로 가 무엇으로 탐식을
마다하지 않을까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의 본능은 누가 초대를 하지 않아도
때로는 알아서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어물전에 파리도 그러한 맥락으로 하루를 연명하는 모릅니다.
인간에 삶도 어쩌면 비슷한 궤도를 밟아오며 오늘에 이르렀지 싶습니다.
깊은 시심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