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a fool to wan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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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0회 작성일 19-09-18 09:49본문
그는 아마
어릴 적 훔쳐보던 매춘부의 등이
꼽추였다는 것을 기억했을 것이다.
그녀의 입에서
마른 갈잎에 연기가 붙듯 그런 노래가
새어 나왔던 것을 기억했을 것이다.
I was a fool to want you ......
늑골이 한 방향으로 쓸려가는
계단에 앉아,
그녀는 반쯤 잠들어 있었다.
안간힘을 다해
목 바깥으로 밀어내는
검은 석양은,
쓰고
텁텁한
점액질이었으리라.
썩은 뱀이 혀를 날름거리며
그녀의 폐로부터 기어나왔다.
자꾸 근질근질한
음부에
꼬깃꼬깃한 만원 지폐를 숨기고,
포르말린에 절은 혀 끝으로
더 이상 내 목을 조르지 말아요.
I was a fool to want you .......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 햇빛을 향해
추락하는 비둘기형상의 벽돌을 향해
밤꽃냄새 젖은 치마.
가뭄에 쩍쩍 갈라진
주사바늘이 꽂힌 그것은
아마 당신이었겠지요.
내게 좋은 것들은 다 나를 파괴했어요.
그것을 사랑이라 불렀던 그때에도
목소리 갈라지는 나뭇가지마다,
오늘의 나는 항상
내일의 나를 교수형에 처했지요.
허공에 닿은 발이
바람 따라 댕글거리던 것을
그는 기억했다.
썩은 치마에 감긴 검은 얼굴이
어느날부터인가 늘 비어 있었고,
피부에 닿는 햇빛이
늦은 과실 향기를 풍기던 것을
그는 기억했다.
*** I was a fool to want you 는 매춘부이자 재즈가수이기도 했던 빌리 할러데이의 노래 제목입니다.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고 입니다. 마치 본인의 시집을 이곳에 소개 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빌리 할러데이의 갈라지고 소울이 짙게 배어 있는 그 목소리를 듣고 필이 와서 시로 표현해보려고 했는데, 턱 없이 모자란 것 같습니다.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