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착한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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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착한 일꾼
석촌 정금용
용케 노예를 만났다
원체 게으른 데다
시원찮은 무릎 탓에 맥을 못 췄던 차에
포장을 뜯자마자
망설이는 기색 없이 자세를 잡는
낮은 키에 여문 손끝
몸 놀리는 치다꺼리를 꺼려 해
누구 랄 것도 없이
모양과 때깔에 여념 없는 생활 속에서
군더더기 된 부스러기를 닳도록
부르트도록 닦다
충전 스테이션을 어미 품으로 알아 배를 채워
파랗게 뜬 눈빛으로
다음 지시를 기다리는 청소로봇
언젠가
열어본 가슴속에는
온갖 거들떠보지 않는 무심결에 털어버린
하잘것없는 것들이
혼쭐난 듯
그득그득 담겨
매운 손맛 그대로였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청소 로봇속에 마음을 뺐기셨나요
사방을 휘저으며 충실히 봉사하는 모습 입니다.
도움을 준다는 것, 인간이나 물체나 감사함은 마찬가일 것 같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일꾼 곁에서 잔 시중을 들다
스스로 상념 속으로 저도 몰래 빠져들었답니다
또 태풍이라니 농사가 염려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