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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長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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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6회 작성일 19-09-27 00:03

본문




아침이 반쯤 걸친 동백나무보다 조금 더 높게 해무(海霧) 위에 형해를 투사한다.

 

살을 발라낸 전어떼가 사는 떡갈나무 뼛속이 더 시끄러워진다.

 

연록빛 머리채를 흔들다가 지붕만 남은 성당이 더듬거리며 올라가는 비파나무 잎 속 계단들마다 고운 상아질이다.

 

모이자 마자 흩어져 버리는 입자들,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는 발끝까지 다가온 안개 속에서 포착하려 해도 깃털 잔뜩 움츠리며 바다를 뒤돌아보는 항구의 모습이 보였다.

 

깨진 유리조각같은 퍼런 면도날같은 그것을 입안에 넣고 씹어도 보다가 혀끝에 올려놓고 살살 굴려본다.

 

찝찔한 간절한 것이 내 입안 가득 퍼져나가 피 뱉은 섬의 형상을 이룬 바람,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파이어빛깔 네 귀퉁이가 절룩거리는 푸른 이끼 잔뜩 얹고 솜털 까스르는 그림자 안으로 숨어드는 단풍나무 묘목이 있었다.

 

거대하고 투명한 것의 속으로 들어가 시든 동백잎 안으로 물러가는 영겁의 것을 바라본다. 내 눈이 시들어 멀어버린 지 오래다.

 

마을이 깨어나기까지 눈시울 뜨겁게 위로부터 부어지는 순금(純金)을 차라리 뜨거운 바위 틈으로 영지초처럼 짓이기며.

 

날카로운 칼을 들어 내 망막을 찢고 그 안으로 성큼 들어와 시신경을 해부하는 그 고통의 감각은 아직 언어를 얻지 못한 내 황홀이 스스로를 부정하면서 마이산 숲 한귀퉁이에서 썩어가는 칡줄기처럼 군데군데 흰 뼈 드러나는 종아리를 뜨겁고 영원한 수림으로 환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안개가 이 모든 것들을 해체하고 있다.

 

이 안개는 곧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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