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통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8회 작성일 19-09-28 00:40

본문





맑은 물이 조올졸 바닥에 흐르는 어시장에서 

千姬를 만났다. 


그 千姬의 할머니의 할머니가 모래밭에서 

소금기 쌓인 허연 귀밑머리 맨발로 

바지락이니 작은 게니 하는 재빠른 것들을 소꾸리에 줍던 소녀였다는 것을

그녀는 모른다. 


그 千姬의 할머니의 할머니가 

산호초 사이를 지느러미 살랑살랑 매끄러운 가슴을 물살에 내맡기며 

끝이 예리한 불가사리 조각이며 입안이 날카로운 톱니로 가득한 곰치며 

베인 자국으로 푸른 즙 흘리면서

종아리 위 초경혈의 비릿한 향기가 다수굿이 일그렁이는 석양 뜨거운 젖꼭지까지

내 애인이었던 것을 그 천희는 몰랐다. 


아직 팔딱거리는 꼬리가 오렌지빛깔 지도인 

맑고 차가운 물 안에서 작은 게 크기만한 어린 것이

아직 채 똑바로 걷지도 못하고 

어머니 치마를 꼬옥 붙잡고   

반짝거리는 검은 눈망울로 옹알이하듯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빼빼로를 부럽게 쳐다보는 그 어린 千姬가 

자라 바다만을 바라보며 미역오리처럼 말라죽어갈 것을 안다.


멀리 에메랄드빛 호흡을 하고 있는 바다가 어린 千姬의 폐안에 침범한다. 

그녀는 뜨거운 폐렴을 황홀로 받아들이며 작은 수조 속 청록빛 공간으로 부끄럽게 숨는다.    


씹으면 잠들듯 죽는다는 양귀비꽃이 아직 소녀였을 무렵 

그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가 아직 소녀였을 무렵 

바다를 기억하고 있는 나는, 

千姬가 지금 나지막하게 흥얼거리는 노래에서 

매일 푸른 파도를 게우고 있는 암초에  전설조차 못 될 간절한 그녀들의 빨간 살점이 

망각의 비문(非文)으로 바위 결 따라 

손톱 빠진 따개비처럼 따각따각 붙어 있음을 듣는다.


내가 어시장에서 만난 그 千姬는 맨발이었다. 

바른 손 중지손가락을 누군가에게 잘라주고,

남은 손가락으로 몇장의 푼돈을 기쁜 듯 세고 있었다.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 떨어진 비늘 몇개

파란 하늘이 빙빙 돌며 비치고 있다. 

바닥을 흘러가는 맑은 물에 자꾸 지느러미를 파닥거리는 그 千姬

내가 저를 바라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비명지르는 생선을 도마 위에서 턱턱 칼로 자르면서 

무지개같은 사투리로 웃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1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9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11-20
19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11-19
189
눈병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11-18
188
비 오는 하루 댓글+ 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11-15
187
낙엽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1-14
18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11-13
185
초봄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11-12
18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11-11
183
사슴 II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1-10
18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11-08
181
설원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1-07
180
호수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06
179
맨해튼 연가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11-03
178
盧天命 II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11-02
177
海霧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11-01
176
복숭아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10-31
17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10-29
17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0-28
17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10-27
172
풍경 댓글+ 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0-26
171
어떤 독후감 댓글+ 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9 10-25
17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10-24
16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10-23
16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10-22
16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21
166
盧天命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0-20
16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10-19
16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10-18
163
가을江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10-17
16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10-16
161
익사하는 배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0-15
160
첼로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10-13
15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11
15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10-10
157
퇴촌 가는 길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0-09
15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0-08
15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10-07
15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10-06
15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0-05
15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04
15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0-03
15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02
14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9-30
14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9-29
열람중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9-28
146
장항(長項)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9-27
14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 09-26
14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9-25
14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9-24
14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22
14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9-21
140
아침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9-20
139
샤갈의 마을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9-19
13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 09-18
13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9-17
13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9-16
13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9-15
134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9-14
133
추일서정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13
132
백일홍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9-12
131
馬耳山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9-10
130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9-09
12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9-08
12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6 09-07
12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9-06
126
칠월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9-05
125
분꽃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9 09-04
12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6 09-03
123
플라맹코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9-01
122
한계령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8-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