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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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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2회 작성일 19-10-03 06:58

본문



바람의 아들


석촌  정금용




 

바람의 뱃속에서

명성을 꺼내 든 잽싼 발을 바람의 아들이라 

만인 앞에서 붙잡을 듯 막아서는 바람의 덜미를

쥐어흔드는 손을 자식이라  


어깨를 벗어난 백구가 물어뜯을 듯 덤벼 

물릴세라 도망치는 사내를 도망자가 아닌 도루왕이라니


공으로 훔쳤는데 칭찬 일색이라니


허공으로 치솟아

새가 되고 말겠다는 하얀 공을 

굳이 잡으라 잡히지 말라 들끓는 함성이 

이튿날 새벽 찬사를 배불리 먹은 활자를 아이 주먹만큼 키워놓아 

불붙은 방망이는 뜨겁다 못해 함부로 만져볼 수도 없었다


치고받다 나둥그라지는 통에 다칠세라 놓칠세라 경황이 없어

훌쩍 넘겨버린 싹쓸이 한 방에 토라진 친구를

치맥으로 달래 

 

찰나를 한껏 즐기는


부채꼴로 함성을 좇아 주인공을 기다리는 초록색 다이아몬드 광장

엎치락뒤치락 부리나케 탄성을 관중석에 고루 나눠주는 

부신 전광판 아래


절정에 닿아 수확을 앞둔 


기록으로 작전을 펴

짜내기 한 점이 아쉬워 삼루 떠나 야금야금

집을 훔치는 바람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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