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가을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0회 작성일 19-10-03 09:35

본문





방이 많은 집이 있었다. 모두 빈 방이었다. 아무리 밤이 깊어도 오는 사람 하나 없었다.

 

가을빛이 더 이상 그럴 수 없도록 깊어진 밤

귀뚜라미 소리가 지친 잎들 위로 울려퍼지는 나직한 밤

고목나무 구부린 손가락이 부풀어오른 달을 찢어발기는 밤

후박나무 한 그루가 그림자 속에 들어앉아 사색에 잠기는, 

꿈꾸는 호흡이 짙어가는 밤.

 

水菊은 비어 있는 종이 같았다

아무 빛깔도 칠해 있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적혀 있지 않았다

여기 있는 빈 방들 중 하나인듯

그 속에서 나지막한 등불이 홀로 떠다니고 있었다.

 

빈 방 속에 떠오른 달 하나가 방의 경계를 넘어갔다

집 안으로 색채가 화려한 화음이 울려 퍼졌다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이 구석구석까지 먼지가 떠올랐다.

 

고장난 시계가 잠들지 못하고 우주의 고독을 계측하고 있는 방

자물쇠로 꽁꽁 채워진 형광등이 반질반질 닦여진 문지방을 넘어 

폐선 한 척 제 속에 가라앉히고 있는 방. 

박제된 부엉이가 발톱으로 제 날개를 긁는, 

한순간의 깜박임도 노오란 유리알을 두고 영겁인 방.  

 

방이 많은 집이 있었다. 방마다 모두 비어 있었다. 아무리 밤이 깊어도 오는 사람 하나 없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1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9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11-20
19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11-19
189
눈병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 11-18
188
비 오는 하루 댓글+ 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11-15
187
낙엽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1-14
18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1-13
185
초봄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11-12
18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11-11
183
사슴 II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11-10
18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11-08
181
설원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1-07
180
호수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06
179
맨해튼 연가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11-03
178
盧天命 II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11-02
177
海霧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11-01
176
복숭아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0-31
17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10-29
17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0-28
17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0-27
172
풍경 댓글+ 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10-26
171
어떤 독후감 댓글+ 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10-25
17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10-24
16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10-23
16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10-22
16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10-21
166
盧天命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10-20
16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10-19
16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10-18
163
가을江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10-17
16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10-16
161
익사하는 배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0-15
160
첼로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0-13
15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11
15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10-10
157
퇴촌 가는 길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0-09
15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10-08
15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10-07
15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10-06
15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0-05
15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04
열람중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10-03
150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02
14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09-30
14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9-29
14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9-28
146
장항(長項)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27
14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09-26
14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09-25
143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9-24
14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9-22
14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9-21
140
아침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9-20
139
샤갈의 마을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9-19
13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9-18
13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09-17
136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9-16
13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9-15
134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9-14
133
추일서정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9-13
132
백일홍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9-12
131
馬耳山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9-10
130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9-09
12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9-08
128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09-07
127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9-06
126
칠월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9-05
125
분꽃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4 09-04
12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7 09-03
123
플라맹코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01
122
한계령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8-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