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야 > 창작시의 향기

나는 나야/창문바람

내가 남들과 똑같이 일을 하고

똑같이 집에 돌아오는

대략 인간 54286호쯤으로 느껴질 때

어느 곳이라도 좋으니 떠나보자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내가 주인공인 게 티 나는 곳으로

아무도 없는 바다에서 소리쳐보자

달리는 차 안에서 창을 열고 소리쳐보자

텅 빈 거리 위에서 당당히 소리쳐보자

내지른 목소리는

나를 중심 삼고

점점 퍼져나간다

똑같은 소모품으로부터의 일탈

나는 다른 이들과 똑같지 않다

다른 이들 또한 나와 똑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