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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배고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4회 작성일 19-10-07 21:31

본문

 오늘의 배고픔  / 김재숙

 

 

네가 없는 날은 하얀 쌀로 밥을 짓는다

잡곡이 섞이지 않은 침묵이 잠시 보글대다 뜸이 들면

설익은 밥이 티눈 같은 아픔을 한 톨씩 도려내고

패랭이꽃 진 자리 햇볕이 튀지않아

그늘이 차갑고 또 속이 쓰라린다

네댓새 걸릴 거리에 이른 겨울이 온 건가

갓 지은 눈꽃 같은 밥을 아랫목에 묻고

거칠고 성긴 하루가 설핏 빠져드는 그리움에

서툰 숟가락을 거두는데

왈칵 게워내는 설움이  오롯이 밥상에 얹혀 있네

 

아무것도 섞지 않은 하얀 꿈이

허기지도록 모락모락 김이 나는

오늘이 먹고 싶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profile_image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딱 오늘이 그러니까 맞는듯
합니다
쌀쌀하지만 하얀 겨울의
첫눈같은 날
오늘 모락모락한 쌀밥
피어나는 눈꽃 같은

평한한 저녁 되셔요
감사합니다
숟가락 얹힙니다
붉은선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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