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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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를 보며 / 부엌방
이슬이 무뎌지는 가을비에 이골이 난 듯한 느림보의 철학을
아스팔트에 쓴다
길가에 화단에서부터 1미터쯤일까 안테나를 흔들었다 5센티쯤이나 될까
2센티로 웅크리고 나의 눈을 쳐다본다 느릿한 볕에 취한 모습이다
배춧잎 근처나 부드러운 풀 근처나 있어야 당연하다
그래도, 나는 발가벗듯이 너를 맞이하게 된다
단풍 잎새 하나 없는 곳 아스팔트 껍데기에 누웠는가
그림자 하나도 못 드리우고 누워 맥문동 풀숲을 탓하고 있는가
나뭇가지 하나 못 잡았으니 풀숲에 너를 뉘 운다 던진다
검은 구름이 하나가 생기고 검은 바람이 하나 불고 있다 나는 검은 발자국 하나 남기고 자리를
뜬다
배춧잎 하나 던져줄 것을 몰랐다 몸서리쳐진다 가을의 빈 몸뚱이로 무엇에 대하여 몸서리치는가
집도 절도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왜, 그 느긋함을 끝까지 못 살피나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어쩌면 가을 속에 서정적인 시,
여러가지 깊은 내용을 시인님께서 시사해 주듯 합니다.
가끔은 시골 텃밭에서 느낌은 오는데 캐내질 못하는
아직은 글을 쓰려해도 부족한 자신의 한계를 꾸짖어 봅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점심은 드시고
텃밭이신지요
가을의 풍성함이 절정에 다다를까
시기하는 가을비에
민달팽이처럼 쌀쌀한 오늘
날씨이지만, 햇볕이 쨍한 것이
좋네요
항상 삶의 실체를 시로
보여주시니
항상 궁금합니다
건강하셔요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주손님의 댓글

며칠전 길바닥에서 집을 잃고 헤매는
민달팽이를 봤습니다만 ㅎ
시 한편을 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부엌방님!
부엌방님의 댓글

ㅎㅎ
민달팽이는 집을 어디에다 담보 잡혀놓고 다니는지
밤에는 탈부착하는 지도 모릅니다 보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렇지요?
조만간 그 놈은 어디 배춧잎을 뜯고 이겠지요
행복한 오후 되셔요
감사합니다^^ 주손시인님
브루스안님의 댓글

라스트가 좋습니다
전체적으로도 수작입니다
부엌방님의 댓글

한글날 좋은날 되십시요
부루스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