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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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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8회 작성일 19-10-09 00:08

본문






퇴촌 가는 길 황금빛으로 이삭을 연

시속 100 킬로미터로 가느다란 실금같은 것이 허공에 그어지기 시작하면,

 

차 앞유리창을 툭 툭 치는 물얼룩.

나와 타인이 되어 버린 유리창이

괴로워하기 시작한다.

 

낡은 자개장 속 헌 옷을 꺼내

산 이 쪽에서 저 끝까지 너른 벌판을 한 달음에 달려가는,

 

내 유년의 나프탈린 냄새에

물 비린내가 섞여 있는 것처럼.

 

소라껍질 바깥쪽으로부터

어머니께서 차갑고 조용한 것을 두드리신다.

바다는 사각형의 단단하고 투명한 것을 통과하여 온다.

경질(硬質)의 껍질 안에 우리 가족이 들어앉아 유명산 정상으로부터 젖은 우윳빛 흘러 넘치는

비구름을 내다본다.

 

느티나무 피부 속을 시원하게 지나가는

비포장도로 위에 한 을 위태로이 쌓인 석탑처럼 질주하고 있는 내가 있어,

 

어느 이끼 낀 담장 안에 쭈그려 앉아 지붕으로부터 차근차근 듣는

소녀의 눈동자에 빗방울

어둠 안으로 사그라드는 정적이 한때

내 마음을 적셨었다.

 

소녀가 옷을 벗자 그 몸이 퍼렇게 부풀어올랐던 칡넝쿨에 상채기 하나 없이

각진 바위가 몸을 열고 내어준 계곡에

타악기 소리 들려오기 시작한다.

 

저것은 옷이야, 바위 틈 속알거리는 작은 침류수(侵流水)가 나를 위해 내어준 옷.

젖은 박새의 깃털이 어룽지는 바람으로 내게 속삭인다.

 

어머니의 까칠한 머리카락이 방향을 잃어 버린 것처럼,

도로에 커브가 많아지기 시작한다.

갑자기 뛰어드는 사슴을 주의하라는 경고판에 

사슴뿔처럼 날카로운 음향이 흔들리고 있다.

 

어머니, 이렇게 쾌속으로 돌아가는 바퀴를 달고 

저는 텅 비어버리고 말았어요.

 

뿔이야 어떻든 하늘은 더욱 더 보랏빛으로 

무화과 껍질처럼 어둑해지고,

불꽃놀이 하나만을 바라고 하늘로 올라가는

좁은 길.

빗줄기는 계속 거세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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