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이삭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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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21회 작성일 19-10-10 14:05본문
황금 이삭의 단상
추수가 끝난 들판에 버려진 벼 이삭들
감춰진 알몸을 비비적거리며
서로는 머리를 맞대고 침묵으로 일관
결실을 향한 어떤 비전도 없이
오로지 갇힌 상태에 미래를 점치고 있다
까칠한 특유의 피부에 쌓여
갑옷 속에 지낸 시간 소통도 불허
나름의 견고함을 물아일체로
지나간 결실에 과정 어떤 굴절도 잊은 지 오래
무념무상 잠이나 즐기는 일상일터였다
한로를 맞아 차가운 가을비가
속절없이 계절에 선을 긋는 저녁나절
어쩔 수 없이 몸집도 퉁퉁 부어
임산부처럼 부풀리며 가슴이 터지는
허물어진 밥풀떼기 애벌레 같은 잔상들!
이제 까치밥일까, 철새 먹이일까
그동안 벽장 안에 서로를 모르고
부종에 심각함을 느끼는 순간
황금빛 엷어지며 기우는 가을 햇살
마지막 그들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다
미래를 향한 환골탈태의 길
주인 없이 방황하는 황금색 갑옷들
황량한 벌판에 뒹구는 이삭처럼
외로운 환경에서 허물어져 자포자기
헤지고 깨지며 철새들 간이나 맞추려 한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무를 마친 가을 황금들녘에서서
갸우뚱 왜 나는 여기에 있는가 하는 망설임들이 마져
할일을 챙기고 임무를 다지는 가을 추수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은 항상 풍성합니다
그 뒤에 오곡백과들은 모든 자연의 살점입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멋진시에 푹 빠졌습니다
행복한 오후 되셔요^^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벼 이삭 하나 논바닥에서 주어들고
무슨 푸념을 해야하나 골몰 하다가
기껏 말도 안되는 소설만 늘어 놓습니다.
아마도 완전 촌놈이 아닌, 서울 물이 깊게 든 모양새 입니다
감사 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수가 끝난 허허로운 벌판, 허무하고 외롭습니다
거기다 바닷바람 마져 휑하니 불어 댄다면
그 벼이삭은 갈곳이 어디일까요?
황량한 벌판,,,화자의 심연에 공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삭을 줍는 시간은 떠남의 시간이지요
엊그제 이삭 하나 손에 들고 무슨 사연을
전 할지 골몰해 보았습니다
추수에 계절 조그만한 수확이라도 거두는 계절이기를 기원 합니다
감사 합니다.
힐링님의 댓글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수를 끝낸 들판의 황막함이 펼쳐지는 풍경 속을 바라보는
화자는 지난 시간에 회한과 다가올 미래시간까지 점지하면서
포괄적으로 견지 하고자 하는 깊은 경지를 봅니다.
이것은 농부의 마음이자 생을 살아온 깊은 자성으로부터의
고뇌들이 세심하게 그려져 있어 더 감동적입니다.
도무지 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매를 거두고 나면 황량 하지요
그러나 비우면 채우는 자연의 현상앞에
우리도 그런 교훈을 얻어야 겠습니다
이삭에 대한 예우가 너무 그릇치지 않았나요
감사와 더불어 평안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종을 그린 그림 속에 깃든 밀레의 마음이
그렇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고즈넉한 들녘도 풍경을 삼키는 노을속에 담긴 자취마저도요 ^^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과찬이십니다
감히 곁에 가질 못하는 저의 편견일 뿐 일 뿐입니다
모처럼의 교감 가슴이 울렁 거립니다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