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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베르나르는 어디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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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8회 작성일 19-10-11 01:10

본문


-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만난 흑인소녀의 황홀한 표정에서 죽은 것들이 살아오는 소리를 엿들었다



수없이 많은 비늘들이 반짝이며 그녀의 몸과 섞여 들었다. 그녀의 형체가 모호해진다. 점들이 모여 선과 색채를 이룬다는, 사방이 거울로 덮인 무도회의 방 안. 


그녀는 투명한 유리상자 안에서 17세기 식 하얀 드레스, 짓이겨진 장미꽃잎이 시즙을 흘리고 있었다. 가시와 뾰죽한 뼈 사이에 붙어 있는 살점을 시선으로 훑는다. 


혀를 낼름거리는 뱀이 꼬불꼬불 

황금계단을 내려와,


사라 베르나르는 어디 있지방금 목발 짚는 소리 들렸는데. 


불러도 멀어지는 복도.  

젖은 파란 벽지 안에서 

읽을 수 없는 회중시계로 인해 질식해 버린 동백꽃. 

나의 두개골을 손 안에 들고 날카로운 선을 지닌 옆얼굴로 

너는 무엇을 독백하고 있었지?


단두대를 향하여 행진해 가고 있는

호롱불 속 외로운 상상. 

피 웅덩이 속 날이 선 칼날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묻어 있었다.


뜨거운 바다 한가운데  

대나무 순처럼 작게 돋아난 섬, 

이름 모를 햇빛이 파열음을 내며 표정이 얼굴로부터 자꾸 흘러내리고 있다.


낯선 얼굴 하나가 저만치 굴러가고 있었다.    


은쟁반 위 놓여진 얼굴 

잠시 꿈틀거리더니 

처음 보는 黑鳥 한 마리가 

그 눈알을 파열시키고 튀어나와 

오페라 가면들 사이로 날아가 버렸다. 


파스텔 가루가 묻은 하이 C.....


호롱불 속 음향이 아직 멎지 못하고 잔잔히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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