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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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443회 작성일 19-10-11 08:01본문
겨울나무
석촌 정금용
순례 나서 듯
가벼이 비운 길이다
기나긴 성찰에 접어드는 나무들
본데는
없이 살아도 반드시 있어야 할 몫몫에 이웃들
덜 자란 것들이 초록 안에서 때를 기다리는 동안
턱없이 긴 나날을
묵묵히 기다려주었던 둥지였는데
단계 단계 건너온
성성했던 모두를 벗어나생사가 아득한 수행 길들어
훌훌 벗고 숙연에 빠져들어 미동도 없이
차갑게 식어 갈수록 맹렬해져
찾던 새들도 놀라 오래 머물지 않는
친해 마지않았던 바람도
허공도 멀찍이 다가서지 않는
형체 잃은 빈 집
채근하지 않는 등신불이 되었다
붉게 적시던 노을마저 떠난 뒤
시린 별빛에 파묻힌
겨울나무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나무!
나무는 서있고 계절이 주변에서 왔다갔다 도리 방정을 떠는 것 아닌지요
하! 하 웃습니다
겨울 나무 앞에 시사한바가 깊습니다.
인생도 어쩌면 겨울나무처럼 숙연해지는 시간이 도래하듯 합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이, 파도를 주문했지만
내키지 않아 창이 되어 허공을 찌를 듯 서 있는 나무들의 겨울맞이 채비가 눈에 띄지 않아
모두 태워버린 등신불 같아 보였습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욕심을 벗어던진 겨울나무
오롯이 찬바람과 맞서 내실을 기하고 있겠지요
그만큼 봄이 오는 소리도 가장 먼저
들을 것 같습니다
나무의 끗끗함을 닮고 싶네요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산책 길에서 만난 목련은 내면으로부터 맹렬하게
잉태한 봄을 채비하는 듯 했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 나무 한 그루, 오랜만에 이곳을 찾았습니다.
아무리 둘라보아도 아직은 단풍진 산야, 그냥 낙엽 한 장
놓고 갑니다. ㅎㅎ 석촌 시인님!
정석촌님의 댓글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녘에 단풍은
산악을 모조리 휩쓴 다음에야 맹렬한 마무리하겠지요,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