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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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조문 / 백록
갈대인 듯 억새풀인 듯
가을 한가운데
저들은
하늬바람 칼바람에 할퀴며 울부짖고 있습니다
어욱 어욱 아우성을 치며
맞바람 아득바득 끌어안고
끝내, 죽음을 향해
부득불
죽어가는 것입니다
제아무리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지만
그렇다고 마냥 두고 볼 수만 없는 노릇
미처, 말라비틀어지기 전에
확, 불이라도 질러
한 많은 이 세상 훤히 밝히든지
지르고 더 질러
시커먼 저승에서라도 새싹이 움트기를
외치고 싶습니다
일몰이 태평양의 심기를 붉게 물들이는
일출이 백록의 정기를 환히 일깨우는
여기는 새별오름
훠이 훠이
초혼의 민초들이여!
어리석은 백성들이여!
나의 천민들이여!
너의 만인들이여!
억조창생이여!
이 섬이 다시 푸르러지는 날
새날의 희망이여!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깊은 시심,
가을이 물들어갑니다.
좋은 한 주 보내세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가을이 점점 깊어집니다
하늘도 갈수록 높아지려는지
이 땅은 점점 수렁 속입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제주 평원에 변화무쌍한 풍경을 잘 그려 내셨네요
자연의 보고! 그래서 변화무쌍한 한라의 풍경에서
세상은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하고 아우성인데
훠이훠이 바람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보고,
제 잘난 맛에 빠진 인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깊습니다
건필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여기도 개발에 대한 찬과 반
시끄럽습니다
다 일리가 있지만
그 타협점을 못 찾는군요
지금의 정국처럼
잘 풀리길 바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주손님의 댓글

녹두꽃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물같은 민초들만 애가 마릅니다
백록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전봉준이 그리운 듯
ㅎㅎ
물같은 민초들 타들어갑니다
불구덩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