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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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92회 작성일 19-10-17 12:29본문
긴 복도를 종종 걸어
내가 아는 그 아이의 무릎까지 가 닿는 그 가을江.
갈대가 강바람에 꺾이기도 하지만,
무엇을 가득 담아야겠다는 강박관념 없이
텅 빈 유리잔처럼
시간의 세포 안으로
시퍼런 강을 끌어들인다.
항암제 주사 한 번에 미류나무 고목의 키가 가늘어졌다.
예리한 갈대들이 서로 발꿈치 돋우고
자정 무렵이면 수많은 별들이 한꺼번에 강물에 몸을 던진대서,
물결 위와 아래에 보석처럼 굴러다니는 피냄새를 줍는
청둥오리들이 많다.
갈대 꺾인 자리마다
그 즙액에 흠뻑 젖어
청록빛 아이들이 기어나오고 있다고 들었다.
대모산 언저리 세곡천 갈대밭에는
한밤중에 부리를 씻는 人魚들 팔목에 반짝이는 쇠고랑 소리가
꿈결처럼 나직하게 퍼져나가고 있다고 들었다.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간결한 언어,
좋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설픈 글에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로소 가을이 느껴 집니다.
그 가을 안에는 자운영님이 느끼는 가을을 함께 봅니다.
발표 하시는 시 마다 놀랍습니다.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칭찬을 하셔서 몸둘 바 모르겠네요. 얼마 전에 양평을 다녀왔는데, 거기서 느꼈던 가을분위기가 시 속으로 옮겨왔나 봅니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