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 창작시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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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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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목소리를 매달아 주면

맨 처음

웃음소리가 날까 울음소리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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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꽃에 새기고 달아난

살내음이 온 들의 초록을 지울 때

들려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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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낮은 허밍은

손이라도 따스히 잡아주고 싶어

살아 있다는 살고 싶다는

마지막

고백일까 비문으로 떠도는

유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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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더는 궁금해지지 않는 날이

오고 말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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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지우고 귀를 지우고 마침내

체온 마져 싸늘히 지워 버린 어느 맑고

시린 가을 아침을 고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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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신에 묻은 흙을 털어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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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사람 곁으로 환해지는 맨처음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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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당신의 또 다른 따듯한 음성은

찰라 처럼 순간 처럼 지나가는데

흔들리는 촛불 하나

온 몸으로 들여다 보다 맨발로

흙을 디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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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매달아 주면

풀잎은 나무는 무너진 종탑은

마지막

웃음 소리를 낼까 날이 다시 밝아 오도록

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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