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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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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4회 작성일 19-10-21 08:15

본문

오지 정류장




흙먼지 안고 도시서 퇴출된 버스가 콜록이며 다가온다.

 

색 바랜 이정표가 토막 잠잘 때 덜컹 세월을 내려놓고

기역자 노인과 늙은버스가 뿌옇게 묻혀갈 때

그곳에는 서울로 가는 스물세 살 나와 시집가는 누이가 있다.

 

논밭에는 농우가 거름 냄새와 묵은 절을 걷어내고

냇가에 늘 가난한 아버지가 농구와 질곡의 때를 씻는

 

정류장에는 묻어둔 그리움과 꿈이 머물고

저며 오는 들 섶에는 노을을 담아내는 한 송이 꽃이 있다

 

오지길 옆으로 넓은 아스팔트가 긴 혀를 내밀고

터널을 향해 추억을 삼켜버렸고

 

거미줄이 늘어진 정류장에는 늙은이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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