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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에 장화를 씻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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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3회 작성일 19-10-21 11:29

본문

장화를 벗고 떡이진 진흙덩이를 흐르는 물에 씻는다

무심코 뽑아버린 물 냉이는 이 덩이를 매달고도

꽃으로 살았는데, 나는 담배나 피워 물고 벗은 양말로

장화를 문지른다. 흙에 발을 깊이 묻고 사는 목숨들은

어지간하면 푸르고 향기로운데, 저녁이 오면 부랴부랴

흙에서 캐낸 발을 막 식탁에 올릴 덩이 식물처럼 말갛게

씻고서야 겨우 악취를 면하는 사람은 밑동이 의심스럽다.

 

장화를 신으면, 갑판 위에 서 있다가 선실로 내려온 발이

맨살에 튀던 격랑을 잊기도 하고, 굽을 버린 육식 동물의

말랑한 발밑을 느끼기도 하지만,

과거처럼 말라서 먼지만 일던 길이 뻑뻑하고 찰 지게

발을 물고 늘어지며 시방으로 돌아오면

발등까지 빠져 들던 진창에 종아리와 무릎까지 빠져드는데,

 

 

이 밑바닥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새겨 넣은 모진 무늬들,

욕도 악다구니도 진흙덩이에 새겨진 밑창 무늬처럼 흐르는 물살에

풀어지고,

 

그 밤의 꿈을 다 꾸어버린 잠이여!

발을 비우고 풀 섶에 누운 장화를 검은 비닐봉지에 담고

반쯤 마시다 버린 맥주 캔처럼 옆구리 찌그러진 봉고차를 타기 위해

머리 조아리러 가는데,

 

종일 어둠에 맞닿지 않기 위해 목이 뻣뻣하고 길 다란 햇살을 신고

구름덩이를 매달고 달빛을 벌던 낮달도

장화를 벗었는지 뒤꿈치가 말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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