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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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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6회 작성일 19-10-23 00:21

본문





바람에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이

닫혀 있는 꽃봉우리 가장 안쪽이라는 것을.


오를수록 형체를 잃어 가는 꽃숭어리들이 

하늘로 오르는 머언 길. 

수많은 색채들이 혼합되어  

가장 가난한 문장(文章)이 되었습니다.


출렁출렁

내 존재의 근원이 형체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문장(文章)은 

이어질 수 없는 단애에 불협화음을 간신히 걸쳐 놓는 것이지만,

하늘 꼭대기 위태로이 걸친 이 비문(非文) 위에 서서

내 심장을 떨구고 가기로 하겠습니다.


비췻빛 공간 속으로 하강하는 

뱀이 되기로 하겠습니다.


구멍 나 버린 폐에 바다를 담고 싶어도  

솔가지 끝에 돋은 푸른 비늘을 향해 

보이지 않는 것을 딛고 가는 이 길, 

당신은 아마 

듣지 못하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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