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강변 옛 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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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378회 작성일 19-10-23 12:33본문
가을 강변 옛 사공
웃기만 하던 여름이 울며 가던 날
연인들이 앉았던 나무배 한구석에
나뭇잎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한나절
그 배 언저리에 쓰 놓은 낙서와 같이
덧글 한 많은 사연들처럼
사연들은 저마다
아무도 없는 배 안에서 항해하듯 요동 거리며
파도가 아닌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다
배는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모른다
배는 흔들리고 요동쳐야 배다
움직이지 않는 배는 밥을 주지 않는다
움직일 때 돈이 쥐어 지는 것이다
움직이다 굴 패어져 버린 주름살
벌은 돈만큼 삭아진 배
배가 뭍에서 닻 없이 팽개쳐 있으면
사공은 방 안에서
관절염으로 누어 있을 때이다
계절이 바뀌고
뱃놀이 시즌이 다가오면
그곳의 배들은 일제히 몸을 푼다
세월은 가도
배는 움직이는 것
새 단장을 차린 배들은 새 손님들을 맞이하게 된다
씁쓸한 가을 들녘
사공은 모래사장에 지팡이를 쓰러뜨리고
지나간 여정 돈 세던 기억에 눈웃음 미적거리며
삐뚤어진 입을 바로 세운다
감은 듯 게슴츠레한 눈에는
한가로이 수평선을 가물거리며 오르내리는 배가 잡히고 있다
바람이 일렁이며 코스모스가 살짜기 다가가 준다
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수십년의 추억을 되감아 주는 코스모스에 아련한 가을은 그대로인데
주름살 가득한 세월속에 흐릿한 기억은 꿈만 같고
흔들거리는 건 강물에 비춰진 세월인가 합니다
가을강가에 지금 가고만 싶은 나룻배 타고 싶은 가을
러닝성님 그곳에서 건너면 낙원이겠지요
행복한 오후 되셔요
아주 멋진 시입니다^^
감사합니다
러닝님의 댓글의 댓글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벤츠 모는것 보다
나룻배 타는것이 정겨운 것은
정서가 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잔잔한 아름다움은 마음을 벤츠같이 만들어 주지요 ㅎㅎ
- - 아이고 ㅎㅎ !!!
감사합니다 부엌방님~~^^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쿠션은 나룻배를 이길자가 있겠습니까
삼백육심도 회전가능한 배
벤츠는 꿈도 못 꾸지요^^
주손님의 댓글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잔잔한 시에 두분 정담이 한가로워
가을색이 정갈합니다ㅎㅎ
노들강변 저 사공 휘휘 늘어진 가지에다가,,,
모처럼 술얘기가 빠져서 뭔가 허전합니다 ㅎㅎ
편안한 가을 오후 이어가시길요
감사합니다 러닝님!
러닝님의 댓글의 댓글
러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선친께서
한 잔 하시면 노들강변을 즐겨 부러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따라 부르며 좋아했었네요 ㅎㅎ
치맥 한 잔 하고 들어왔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주손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