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8회 작성일 19-10-28 00:16

본문



누군가 석류꽃을 흰 바위 위에 적어 놓았네. 읽을 수 없는 편지일지라도, 바위의 일부가 되어 버린 무릎 아래로 선홍빛 피가 흐르네. 조도(照度)를 높인 편지 안 글자가 스스로를 부정하고 있네. 늦봄이 낮은 곳으로 고여드는 소리. 물소리 안에 맨발을 담그니, 나는 그저 청록빛 바탕 안에서 외로울 뿐이네. 형체가 없어서 외롭고 음향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외롭고 마음은 그저 달구어진 돌멩이 안에 지층으로만 내재해 있는 해묵은 뼛조각이런가. 누군가 상처를 내 준다면 허공에 담아둔 유정(有情)한 균열이라도 흔들어 보이련만. 봄의 절정에서 그 끝을 그리워하는, 시인 白石의 높고 외로운 길을 흰 바위 안에서 읽고 있나니. 세상의 끝이 어디뇨. 어린 것을 끼고 앉은 여인이 어느새 허물어진 봄의 심장 일어서려던 것을 영원히 깊은 것 안으로 가라앉히고 있나니. 


좁은 길은, 산들거리는 잎들의 무수한 휘파람 속으로 높은 만곡을 그리는 붉은 흙의 거대한 폐 속으로 스러진다. 나는 홀로라도 이 길 위에서 잎들의 조화로운 대화 속에서 스스로를 지워 나가고 있나니. 허무한 것들의 대위법(對位法) 속에서, 몇 개의 음표와 몇 조각의 빛깔과 소탈한 부재(不在)만으로 스스로를 해체해 나가며 그것들 속으로 숨고 싶어라. 잎이여 하루를 지나가는, 산꿩의 촉루(髑髏) 위에 산산이 부서지는 빛을 갈라진 목구멍 안으로 넘기거라. 삼수갑산 영(嶺) 넘어갈라고 발 부르튼 산새가 운다. 발톱이 빠진 자리에 쓴 두릅순 돋아 오른다. 시간은 황토빛. 금 간 발바닥은 선홍빛. 봄을 탕진하는 꽃과 산새와 고라니, 높고 거대한 영(嶺)의 환희를 나의 통각(痛覺)은 외로워하고 있는 것이니. 늘어진 넝쿨을 잡고 비탈진 벼랑에 매달리며 나 호올로 더 깊은 것 안으로 나아가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7,781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22 12-26
37780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 13:13
37779 힐링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0:16
37778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6-03
3777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6-03
37776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6-03
37775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6-03
3777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03
37773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6-03
37772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6-03
37771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6-03
3777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6-03
3776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02
3776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6-02
3776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6-02
37766 손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6-02
37765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01
3776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6-01
37763
녹슨 달 댓글+ 2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6-01
377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6-01
37761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6-01
37760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6-01
37759 이지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6-01
37758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31
37757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31
3775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31
37755
마음 주다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31
3775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31
3775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5-30
37752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30
3775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30
37750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5-30
3774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30
37748
플러그(plug) 댓글+ 6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5-30
37747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30
37746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5-30
37745
불면의 풍경 댓글+ 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5-30
37744 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29
37743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29
37742
별자리 댓글+ 2
깨루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5-29
3774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29
37740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5-29
3773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5-29
3773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5-29
37737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5-28
3773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5-28
3773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5-28
37734
박새의 하루 댓글+ 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28
3773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28
37732
담쟁이 2 댓글+ 4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5-27
37731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5-27
37730
유기견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5-27
37729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5-27
3772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27
37727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27
37726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5-26
37725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5-26
3772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5-26
3772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5-26
37722 정찬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25
37721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25
3772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5-25
37719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5-25
3771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25
37717 Jay4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25
37716
목단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5-25
37715 이강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5-24
37714 평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5-24
3771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24
37712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5-2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