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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 간직하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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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회 작성일 19-10-31 04:11

본문

​고이 간직하시구려



겨울 초입 내리는 비는

떨어진 노란 은행잎의 천국행 강물을 이뤄주고

연인들에게 짓밟힌 은행 잎 

노란 열매 속 알자배기를 남긴

은퇴노인의 황금 빛 훈장이 되어

저 아스팔트 균열 사이로 스며들어

땅 속 깊이 숨겨진 

고향 포구의 모텔에 짐을 풀어놓습니다

가을을 사랑하기에 이별한다는 

연인들의 속삭임 싫어

항구에 울리는 고적 소리에

낙엽은 썩어지기로 작정하고 유서를 씁니다

이끼낀 항구는 싫어요!

꿈을 먹으며 당신을 기다릴께요

봄날 찾아와 내 유전자 푸르게 일 깨울 때까지

당신의 일기장 갈피 속에 

한 잎 고이 간직하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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