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沙漠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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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사막을 걷다 / 安熙善
먼 빛의 모습으로
멀어지는, 달의 유령
풍진 세상의 틈마다
서리꽃이 돋는 시각에
영원(永遠)의 한 점으로
돌아가는, 이승의 꿈
황토색(黃土色)으로 물든 바람이
등굽은 모래 등성마다 거친 숨결을
뿜어댄다
그 바람이는 모래 바다에
연꽃처럼 떠 있는,
죽은 나그네의 영혼이
아직도 목말라 한다
천상(天上)과 현실 사이에
떠도는 넉넉한 눈물이
불모(不毛)의 공간에 가득 차,
궂은 비를 한꺼번에
만든다
끝내, 내리지도 못할
비를
차라리, 그것은 따뜻한
궁기(窮氣)
괴이한 고요 속에
곳곳에서 춤추는, 신기루가
밤에도 보인다
죽은 자들의 영혼을 복사(複寫)한
인형들이 한 줄로 걸어간다
알몸에 천 조각 하나 두른 것 없이,
아무 저항도 없이
어린애 장난 같은 세상에
빈 집의 모래성은
무너진 하늘 아래,
오늘도 체온없이
서있다
아주, 잠깐 동안의
현기증처럼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밤에 사막을 걷는것은
너무 쓸쓸해요
오아시스를
만나는 행운을 비옵니다
소중한 글벗님!
감사 합니다 한표 추천 드립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시간되시옵소서
安熙善 시인님!